돌아보면 몇 년 전의 나는 참 많이 화가 나 있었습니다. 하는 일도, 가정에서의 일도 무엇 하나 마음처럼 풀리지 않는 것 같았고,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세상이 야속해 늘 스트레스가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 마음을 달래려 술을 자주 찾았습니다. 하지만 술은 마음을 달래주기보다 감정을 더 뜨겁고 날카롭게 자극했고, 흥분 상태는 끊임없이 반복되곤 했습니다.
1. 시선을 외부로 돌리자 보이기 시작한 것들
변화는 약 2~3년 전, 술을 멀리하고 마음의 여유를 조금씩 찾으면서 시작되었습니다. 내 감정에만 갇혀 있던 시선을 문득 주위로 돌려보았습니다.
그제야 그동안 보이지 않던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 나보다 훨씬 가혹한 환경에서도 묵묵히 버텨내는 이들
- 나보다 더 고된 일을 겪으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동료들
- 나보다 훨씬 어려운 경제적 여건 속에서도 삶을 이어가는 수많은 사람들
그들을 바라보며 문득 깊은 깨달음이 스쳤습니다. '내가 고민하고, 걱정하고, 짜증 내던 것들이 사실은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부러운 감사할 일이었구나.' 내가 이렇게까지 분노하고 괴로워할 이유가 전혀 없었던 것입니다.
2. 내려놓음, 그리고 마음의 너그러움
그 깨달음 이후 삶을 대하는 태도가 크게 바뀌었습니다. 굳게 쥐고 있던 고집과 욕심을 내려놓기 시작했고, 마음속을 어지럽히던 불필요한 생각과 감정들을 하나씩 비워냈습니다. 그렇게 마음을 비워내니 비로소 주변을 향한 너그러움이 채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사람이 한순간에 완벽해질 수는 없습니다. 여전히 불합리한 상황을 강요받을 때면 속에서 '욱'하는 감정이 올라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예전처럼 그 감정에 휘둘리거나 나 자신을 마구 갉아먹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3. 더 힘든 오늘을 살아가는 이유
사실 객관적인 상황만 놓고 보면, 그때보다 지금이 더 힘들고 버거운 일들이 많을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예전처럼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스스로 깨달은 이 소중한 감정과 마음가짐이 나를 지켜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이렇게 글을 남기는 이유도 명확합니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혹여나 이 마음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다시 분노와 짜증에 삶을 내어주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오늘 하루도 내가 가진 것들에 감사하며, 마음을 비우고 한 걸음 더 너그럽게 살아가고자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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