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Small Talk)

선의라는 가면을 쓴 악, 그리고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질문들

IAOM 2026. 7. 9.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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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겉으로 보기에 비슷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종종 마주하게 됩니다. 하지만 행위의 외형이 비슷하다고 해서 그 본질까지 같은 것은 아닙니다. 악행이 미치는 범위와 깊이,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이 저지른 행동을 스스로 '인지'하고 있느냐에 따라 그 경중과 위험성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1. 인지하는 악 vs 인지하지 못하는 악

사람들은 흔히 자신이 저지른 사건이나 실수를 감추려 애씁니다. 단지 처벌이나 비난이 두려워서 잡히지 않으려는 목적도 있겠지만, 더 근본적인 이유는 자신의 행위나 동기가 결코 떳떳하지 못하다는 것을 스스로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역설적이게도 자신의 잘못을 숨기려 하는 이들은 최소한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윤리적 기준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정말로 위험한 존재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자신이 저지르고 있는 행위가 '악'이라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이들입니다. 이들은 어떠한 죄책감도 느끼지 않기에 반성과 성찰의 기회조차 스스로 차단해 버리며, 더 크고 치명적인 비극을 만들어냅니다.


2. 선의 뒷면에 숨은 악, 그리고 명분이라는 환상

하지만 질문을 조금 더 깊은 곳으로 던져보면, 우리가 규정하는 악이라는 존재 역시 '선의 또 다른 면'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권선징악'을 떠올려 봅시다. 누군가는 정의를 바로잡고 선을 행한다는 명목으로 다른 누군가를 단죄하고 처벌합니다. 그러나 그 행위는 제3자나 단죄를 받는 당사자의 시선에서는 또 하나의 또 다른 악으로 비쳐질 수 있습니다. 역사 속 수많은 전쟁들을 되돌아보아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느 한쪽은 자신들의 행위를 '신성한 정의와 평화의 수호'로 묘사하지만, 반대편 입장에서 그것은 지독한 침략이자 잔혹한 폭력일 뿐입니다.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 회사를 살리기 위해서, 그리고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세상의 수많은 분란과 비극은 오히려 이렇게 거창하고 고결해 보이는 명분 아래서 더 자주 일어납니다. '누군가 또는 무언가를 보호해야 한다'는 강렬한 선의의 명분을 쥐었을 때, 인간은 스스로의 행위에 무한한 정당성을 부여하며 그 어느 때보다 잔인해지고 무감각해집니다.


3. 끊이지 않는 분란 속에서 우리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것

결국 세상에 분란과 갈등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절대적인 선과 절대적인 악의 경계가 생각보다 훨씬 모호하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자기만의 '선의'와 '명분'을 깃발처럼 흔들며 타인에게는 거대한 악으로 다가갈 수 있습니다.

"내가 지금 맞다고 확신하는 이 선의가, 과혹 누군가에게는 또 다른 상처나 악행이 되고 있지는 않은가?"

"거창한 명분에 스스로를 속여 진짜 본질과 타인의 아픔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가?"

스스로를 '정의'라 확신하는 순간 악은 가장 정교하고 선량한 가면을 씁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스스로의 의도와 명분을 끊임없이 의심하고 경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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